일상의 대화

해외에서 살면서 가장 서글플 때가 언제일까요? 저는 몸이 아플 때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큰 병이라면 당장 한국으로 돌아가지만, 작은 병인 경우에는 저는 웬만하면 중국에서 치료를 했습니다. 하지만 치아가 아프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그럼 지금부터 제가 중국에서 치과에 간 이야기를 한번 적어보겠습니다. 

 

출처 픽사베이

 

병원을 찾을 때 유의할 점은?

치과는 중국어로 牙科《야커-yákē라고 합니다. 중국의 치과는 한국만큼 많습니다. 의료시설과 위생 수준은 전체적으로 볼 때 한국보다는 떨어집니다. 저도 어금니 <臼齿 - jiùchǐ> 쪽이 문제가 생겨서 치과를 방문했습니다. 그런데 유의하실 점은 개인 치과는 가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바가지요금을 씌울 수도  있고, 의료 기술이 증명되지 않은 곳이 많습니다. 저는 대학병원을 갔습니다. 다행히 아는 분이 대학병원 교수님을 알아서 직접 찾아갔습니다. 병원에 가시기 전에는 중국의 모든 인맥을 동원해서 일단 병원 쪽에 아는 분이 있는지 알아보시는 것이 좋습니다. 중국은 관계《关系-guān‧xi》의 사회입니다. 혈연, 지연, 학연이 아주 중요하다는 것을 살면서 여러 번 느꼈습니다.

 

병원에서 의사 선생님이 보시더니 충치(虫牙-chóngyá) 먹었다고 신경치료를 하자고 하더군요. 신경치료는 중국어로 사전에는 根管治疗<gēnguǎnzhìliáo>라고 적혀 있습니다. 그런데 구어로는 의사들이 자주 하는 말이  杀死神经(shāsǐ shénjīng)이라고 합니다. 저 역시 신경치료가 필요하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여러 번 병원 방문했습니다. 그러고 크라운을 씌워야 한다고 하더군요. 크라운은 중국어로 牙冠(야꾸안-yáguān) 또는 牙盖(야까이yá gài)이라고 하는 분도 있습니다.

 

근데 재밌게도 의사가 크라운을 씌워야 한다고 이야기하다가 갑자기 놀라는 것입니다. 그러고 하는 말이 '오 이거 사랑니네'라고 하더군요. 일반적으로 사랑니(智齿 zhìchǐ zhìyá)는 충치가 생기면 뽑는데, 사랑니가 고르게 바로 나서 의사가 사랑니라고 생각을 못하고 이미 신경치료를 마친 것이었습니다. (난감) 중국에서 치료 시에는 100% 의사를 믿지 마시고, 꼭 본인이 직접 확인하고 의심하시기 바랍니다. 그래서 저는 크라운은 한국에서 하겠다고 이야기했습니다. 

 

통증이 사라지지 않다!

그런데 여기서 문제가 생깁니다. 신경치료가 끝나고 나서도 통증이 사라지지 않는 것입니다. 수면에 방해가 될 정도의 통증이 계속 저를 괴롭혔습니다. 신경치료가 끝났지만, 2주 정도 병원을 방문했습니다. 의사는 분명히 신경치료가 끝났는데 이상하다고 이야기하더군요. 의사 선생님은 진통제를 처방해줬습니다. 그리고 한마디 하시더군요. 

 

“我做牙科医生已经25年了,你相信我吧”

 

통역하면 "내가 치과의사를 한 지 25년이나 됐어. 나를 믿어!" 이 말을 듣고 신뢰가 더 안 가더군요. 통증은 2주 정도 계속되었고, 저는 한국에 나갈 생각까지 했습니다. 그런데 인터넷에서 검색을 해보니 저와 비슷한 증상을 겪는 분이 있었습니다. 간혹 사랑니 치료를 하고 통증이 있는 경우가 있는데, 이것은 사랑니가 다른 어금니에 비해서 신경과 더 가까이 있기에 사랑니의 신경이 아니라 다른 신경이 놀래서 통증이 1-2주 정도 유지되는 경우가 있다는 것입니다. 저도 2주 정도가 지났을 때, 통증이 사라지더군요. (다행)

 

 

요약 및 결론

이렇게 중국에서의 치과 방문이 끝났습니다. 지금 돌아보면 재미있는 경험이지만, 그 당시에는 걱정이 많이 됐습니다. 혹시 중국에서 병원을 갈 일이 있으시면, 길거리에 있는 개인 병원은 가지 마시고, 큰 병원으로 가실 것을 추천합니다. 치과 치료 비용은 한국보다 비쌉니다. 보험이 적용되지 않기 때문에 한 번에 100원(원화 17000원) 정도입니다. 개인 치과는 조금 저렴한데요. 그래도 큰 병원이 기술이 더 좋습니다. 오늘의 호기심 많은 판다의 중국 이야기는 여기까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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